조선과 그 이웃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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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대표적인 기행문으로 19세기 조선의 풍물, 종교(무와 불교 등의 전통 종교는 물론, 성공회, 천주교, 개신교에 대한 언급을 통해 초창기 한국 교회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기생의 화려한 모습, 민요, 서민 생활, 궁중의 모습(물론, “교양과 학식이 있고 총명”한 명성황후와 친절하고 “인자한 성품”의 고종 황제를 만난 이야기도 포함된다), 여성의 낮은 지위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과 그 이웃나라》는 단순한 기행문이 아니라, 조선 사회에 대한 지식인으로서의 비판서이다. 그녀는 서민에 대해서는 그들의 건강함과 소박함을 있는 그대로 묘사할 정도로 좋게 생각했지만, 관리에 대해서는 “흡혈귀”라고 할 정도로 비판적이었다. 작가는 기행문 속에서 서양의 신식 문물로 방을 장식하는 관리의 사치스러움과 민중을 잔악하게 착취하는 극심한 탐욕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으며, 특히 관료의 탐욕에 대해서는 러시아에 이민한 조선인 1세대가 착취가 없는 새로운 세상에서 부지런하게 사는 모습을 언급하면서, 나라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라고 비판했다.
청일전쟁과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 그녀는 김개주, 전봉준 등의 동학농민혁명 지도자들과 청일전쟁으로 황폐화된 평양의 참상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심양 여행에서 겪은 일들도 적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조선에서 영향력을 넒혀가는 모습을 “개혁”이라고 미화한다던지 불교와 유교 문화권에서 살아온 조선인들에 대해 종교 없이도 잘 살아온 민족이라고 평가하는 서구 기독교인으로서의 시각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1905년 영국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은 영국 독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그 이유는 조선에서 활동하던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한 영국인 독자들에게 조선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지의 나라였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서문에서 유럽인들이 조선에 대한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하였다. 대한민국에서는 살림출판사에서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이라는 이름으로 번역/출판되었다. 당시 번역자는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인 이인화 씨이다. 이 책의 내용 중 <한국식 빨래>라는 단원의 내용은 현재 대한민국 고등학교 1학년 국어(하) 교과서에 “외국인의 눈에 비친 19세기 말의 한국”이라는 지문으로 쓰이고 있다.

